코즈메틱 브랜드의 대표 제품에는 히스토리가 있다. 흑백 영화에 등장할 것만 같은 초창기 제품에서부터 최근에 출시된 제품에까지 그대로 이어져온 세월의 흔적, 화장품 패키지의 빈티지 코드를 찾았다.
한 손으로 립스틱을 바르다, 겔랑

1_케이스를 열면 거울이 나오는 루즈 G.
2_새로운 루즈 오토마띠끄 립스틱은 1936년 제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3_1937년에 제작된 루즈 오토마띠끄 광고 포스터.
4_리필이 가능한 '누보 루즈' 립스틱 포스터.
5_1930년대에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립스틱 'Jeu de Dames'.
6_1930년에 발매된 최초의 틴트 타입 립 제품.
7_장식 술을 잡아당기면 립스틱이 나오는 1920년대의 '루즈 당페르'.
현재와 같은 립스틱을 최초로 만들어낸 겔랑의 립스틱에는 공통적으로 '편리함'이라는 코드가 숨어 있다. '여성들은 매혹적인 컬러의 립스틱을 한 손으로 우아하게 바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시대를 아우르는 기본 콘셉트. 1924년 장식 술을 당기면 립스틱이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는 '루즈 당페르'를 시작으로, 한 손으로 립스틱을 밀어 올릴 수 있는 튜브 형태의 립스틱 '루즈 오토마띠끄', 클릭 한 번으로 거울이 열리고 닫히는 '루즈 G'까지. 특히 2011년 5월 출시 예정인 루즈 오토마띠끄는 빈티지스러운 매력이 있는 제품으로, 1936년 출시되었던 루즈 오토마띠끄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이 의미 있다.
입술에 패션을 입히다, 디올
디올 립스틱의 히스토리는 패션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디올은 립스틱 컬러까지 드레스 디자인이나 패브릭에서 영감을 받는데, 1955년에 출시된 휴대용 립스틱이 전혀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디올에 있어서 립스틱은 패션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 컬렉션 라인에 따라 립스틱 디자인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데, 2006년부터 립스틱은 물론 패션 아이템까지 디올을 대표하는 것은 1947년 무슈 크리스찬 디올 최초의 오트 쿠튀르 쇼를 위해 부티크를 장식했던 모던한 느낌의 까나쥬 패턴이다.

1_1953년의 립스틱 광고 비주얼. 이 당시 루즈 디올은 화장대 장식용과 휴대용 디자인 두 가지 타입으로 출시되었다.
2_디올 하우스의 상징적인 컬러는 레드. 무슈 디올은 선명한 색의 입술이 패션의 완성이라고 믿었다.
3_2006년부터 까나쥬 패턴으로 새로운 옷을 입은 루즈 디올.
리틀 라운드 박스의 전설, 부르조아
세계 최초로 가루형 블러셔를 만든 브랜드 부르조아. 19세기 당시 제품 색상과 패키지 색상이 같은 작은 원형 패키지를 완성했는데, 이 작고 둥근 용기는 오늘날 부르조아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파스텔'이라고 불리던 이 블러셔는 100년이 넘는 시간을 거치면서 컬러와 라인이 더 다양해졌다. 리틀 라운드 박스라고 불리는 이 제품들을 수집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최근에는 마니아들을 위해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제품 중 우아하고 유명한 디자인의 섀도와 블러셔를 선별해서 구성한 '리틀 라운드 팟 빈티지 컬렉션'을 정기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1_1880~90년대의 블러셔와 파우더는 케이스가 로맨틱하게 꽃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2_1925년의 부르조아 제품 광고 비주얼.
3_1863년 왕립 극장 무대 배우들을 위해 제작된 세계 최초의 파우더 블러셔 '르 루즈 팡 드 데아뜨르'.
동양 최초의 자외선 차단제, 시세이도
선스크린 제품에 처음으로 SPF 지수를 표기하기 시작한 시세이도. 자외선이 피부를 노화시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도 시세이도였다. 1961년에 선탠 오일을 론칭하면서 바다에서는 수영보다 태닝을 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1954년 최초의 선스크린부터 최근에 출시된 아넷사 선스크린에 이르기까지 시세이도 선 케어 라인의 모든 패키지에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는 태양 로고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_상처를 치료하는 연고처럼 생긴 최초의 선스크린.
2_1965년에 론칭한 다양한 패키지의 선탠 오일.
3_1992년에 출시된 시세이도 아넷사 선스크린 밀키.
트렌드와 함께하는 마스카라, 메이블린 뉴욕
100년에 가까운 마스카라의 역사를 함께해 온 메이블린의 자취는 수많은 광고 포스터에 그대로 남아 있다. 또한 패키지 디자인이 독특한 초창기 마스카라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빈티지 수집가들에게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컬러풀하고 스타일리시한 마스카라 패키지 디자인의 모티브는 뉴욕.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인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패셔너블하고 젊은 감각을 담아냈기 때문에 어디에서도 컬러나 디자인이 독특한 메이블린 마스카라는 눈에 쏙 들어온다.

1_1949년 마스카라 광고 포스터.
2_눈이 활활 타오른다는 콘셉트로 제작된 크림 마스카라 광고.
3, 4_톡톡 튀는 케이스 컬러와 디자인이 눈에 띄는 메이블린 마스카라.
케이스로 브랜드의 전통을 지킨다
초창기 디자인을 거의 바꾸지 않는 브랜드도 있다. 폰즈의 콜드크림이 그 좋은 예. 1914년에 출시된 콜드크림은 라인은 다양해졌지만, 트레이드마크인 케이스 디자인엔 큰 차이가 없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코즈메틱 브랜드 역시 디자인의 변화가 없기는 마찬가지. 과장되지 않고 정직한 제품 라벨은 약국 코즈메틱 브랜드의 상징이다. 지금은 백화점에서 판매하지만 약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키엘도, 세계 최초로 피부 타입을 분류하는 지표를 개발한 비쉬도 여전히 심플한 케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1_1907년에 탄생한 최초의 폰즈 콜드크림.
2, 3_비쉬, 키엘의 초창기 제품 케이스. 요즘 제품 패키지와 별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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