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뷰티 관련 TV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난 입담으로 생생한 메이크업 노하우를 전하면서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아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승원씨(41). 그는 현재 '디올 인터내셔널 아티스트'라는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각국의 디올 소속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 'Top 10명'으로 구성된 '디올 인터내셔널 프로팀'의 일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디올의 백스테이지와 칸 영화제 등에서 수많은 모델들과 배우들의 메이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디올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서 교육과 메이크업 시연을 담당하고 있다. 이미 뷰티 전문가들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실력파로 인정받는 경력 13년 차의 베테랑으로, 지금까지 그의 손길을 거쳐간 여성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렇게 수많은 여성의 메이크업을 하면서 그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바로 "단점을 어떻게 감출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때마다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메이크업은 단점을 감추는 것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더 치중해야 한다"는 것.
"쌍꺼풀이 없어요", "광대뼈가 너무 튀어 나왔어요"…. 여성들이 다양한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그는 반대로 생각하게 했다. 쌍꺼풀이 없는 눈은 라인을 살리는 아이 메이크업으로 동양인 특유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도록, 튀어나온 광대뼈는 얼굴의 입체감을 살리는 데 효과적인 요소로 활용하도록 조언했다. 또 한편으로는 동양 여성들은 서양 여성들의 또렷한 윤곽을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반면 동양 여성들은 서양 여성들이 부러워할 만한 좋은 피붓결을 지닌 점을 잘 활용하라는 것도 짚어주었다.
피부가 거칠고 잔털도 많은 편인 서양 여성들은 피부 표현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그들에겐 내추럴 메이크업이란 게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동양 여성들은 타고난 부드럽고 매끈한 피붓결을 강조하는 메이크업을 하면 서양 여성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 젊고 건강해 보이는, 예쁜 피부를 표현할 수 있다. 단점을 장점으로 부각시키면서 숨어 있던 장점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 개성이 살아 있고 매력적인 메이크업이 완성된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키포인트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무렵에는 하기 쉬운 사람, 즉 '예쁜 사람'을 메이크업하는 것이 좋았어요. 이들은 어떤 메이크업을 해도 예쁘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상대적으로 예쁘지 않은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예뻐질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 해답이 바로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었어요.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개개인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부분을 찾아내 이를 각인시키고 여기에 작은 터치 하나로 더 아름다워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더니 모두 자신의 숨겨진 매력을 이제야 발견하게 됐다며 만족스러워했죠."
스스로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발상 전환의 계기를 부여하기 위한 노력을 우선시한 김승원씨. 이런 노력 덕분에 그의 조언을 들은 많은 여성들은 예뻐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는 큰 선물을 덤으로 안고 돌아가게 됐다.
이렇듯 자신감을 찾은 여성들에게 그는 한 가지 조언을 더했다. 메이크업을 할 때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틀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에게는 핑크 컬러가 어울려'라는 고정관념과도 같은 고집. 이는 버려야 할 메이크업 습관 중의 하나라고 한다. 메이크업을 하는 데 있어서 그가 강조하는 것은 '하모니(Harmony)'이기 때문이다. 의상을 입을 때 그날그날 목적에 맞게 컨셉트를 잡아 여러 가지 아이템으로 코디네이션을 하듯 메이크업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어떤 컬러를 쓸까'만 생각하기보다는 '어떤 분위기를 낼까'에 대한 고민을 해볼 것을 덧붙여 강조했다.
Editor's Says
불특정 한 명을 만족시키는 것이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말하는 김승원씨. 여기에서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자리에 '나'를 대입해보면 자신의 장점을 찾아내는 노력은 아름다워지기 위한 무척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예쁘지 않다고 좌절하는 사람이 자신의 얼굴에서 장점을 발견해내기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그 부분이 예뻐질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기엔 일종의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해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김승원씨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메이크업 스킬을 갖추기보다는 내적인 움직임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말로 좋은 기회다. 시대가 얼마나 좋아졌는가. 쭉 찢어진 눈매가 오히려 개성 있고 매력적이라고 칭송받으니 말이다. 이제 자신 있게 거울을 들여다보자. 그가 했던 것처럼 얼굴을 세심히 관찰하다 보면 분명 그동안 깨우치지 못했던 아름다움의 요소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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